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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미디어 인문고전 시리즈] 논어에서 보는 네 가지 여성리더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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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미디어 인문고전 시리즈] 논어에서 보는 네 가지 여성리더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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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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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으로 읽는 경영 이야기,

인문의 어깨에 올라 경영을 바라보다

 

논어에서 보는 네 가지 여성리더십(2)

 

김득주

 

따뜻한 배려 서번트 리더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 문을 나가면 누구라도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들 듯 하며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면 나라를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요 집안에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子曰 出門如見大賓 使民如乘大祭 己所不欲 勿施於人 在邦無怨 在家無怨)

-논어 제12편 안연(顔淵)-

 

공자는 안연편에서 인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사람을 대할 때 정성을 다하여야 하고, 둘째 백성에게 일을 시킬 때는 손님을 대하듯 경건하고 신중하게 해야 하며, 셋째 누구나 하기 싫고 힘든 일은 남에게 미루기 쉬우나, 이러한 마음을 버리고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인 솔선수범은 공자의 인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것이라 하였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으로 리더로서의 따뜻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구절이다. 말이 아닌 솔선수범하는 행동과 태도로 리더의 덕목을 키워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몇 년 전 인터넷 웹툰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이 큰 인기를 끌면서 직장인 사이에서 리더십이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직원의 잘못을 감싸주고 다른 부서 일도 흔쾌히 나서서 해결하며, 자기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오성식 과장 캐릭터는 직장인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상사로 꼽히기도 하였다. 직장인들에게는 후배에 대한 배려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상사가 필요하다는 속뜻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나눔과 배려가 사회 전반적으로 공통 아이콘으로 인식되면서 서번트 리더십이 주목받는 리더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섬김 리더십으로도 불리는 서번트 리더십은 리더가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구성원들이 조직 목적 달성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구성원들에 대한 인격존중과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겸손하게 솔선수범하여 구성원을 섬김으로써 그들 스스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면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주는 리더십인 것이다.

서번트 리더십을 대표하는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은부드러운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로 우리나라 대학교육 패러다임의 대변혁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경숙 총장은 서번트 리더십의 구체적 행동전략으로 VICTORY를 실천했다.

VICTORYVision비전 Intelligence전문 지식 Communication Skill의사소통 기술 Time management시간관리 Open mind포용력 Responsibility책임감 Yes긍정의 사고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목표성취를 위한 꿈과 비전을 세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철저한 시간관리로 자신을 관리할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책임감 있게, 긍정적으로 리더십을 행한다는 것이다.

이경숙 총장의 서번트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유명한 일화를 한번 보자.

이경숙 총장실 집기는 모두 기증받았다. 저렴하게 구입해 깔아놓은 카펫만이 유일하게 학교에서 구입한 것이다. 외부인사 방문이 잦은 총장실 카펫이 싸구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신 학생과 교수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은 최고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그에 걸맞도록 가장 좋고 비싼 카펫으로 구입하도록 했다. 자식들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부모 마음으로, 학생들이 최고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여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그녀의 속 깊은 배려심을 읽을 수 있다.

이경숙 총장은 지성과 학문의 요람이라는 한국 대학공식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대학에 경영개념을 도입하였다. 고객 감동이라는 대학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식회사 숙명여대 CEO로서 교수, 직원들과 함께 임직원, 학생을 고객으로 전환시켜 서번트 리더십을 실천하는 성공적 CEO로 거듭날 수 있었다.

서번트 리더십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는 공자의 인에서 찾을 수 있듯 사람에 대한 사랑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배려는 진정한 섬김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두 번째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경청과 구성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나만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정신적 상처에 대한 치유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게 된다.

리더의 일방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들이 함께 문제점을 모색하고 합의점을 이끌어낸다면 진정한 공동체가 형성되고,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일이 있을 때 을 실천하여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따뜻한 배려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더욱 부각되고, 구성원들에게 존경받는 리더가 될 것이다.

 

덕의 정치 사이드 리더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은 제자리에 있고

모든 별들이 그를 받들며 따르는 것과 같다.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 而衆星共之)

- 논어 제2편 위정(爲政) -

 

공자는 인이 있는 사람을 북극성에 비교하였다. 법률이나 형벌로 백성을 다스리지 않고 덕으로 감화시키면 자연스럽게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다. 백성을 정치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덕과 예로 다스리면 그들은 부끄러워할 줄 알고 잘못을 바로 잡게 된다고 하였다.

2차 세계대전과 갈등으로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잔인한 과거와 역사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행복 국가로 자리 잡은 독일의 비결은 정치지도자의 봉사와 헌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독일 최초 여성총리이자 가장 성공한 독일 총리로 평가 받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2015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20166월 포브스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 20161116일 뉴욕타임스에서 밝힌 서구 자유주의 마지막 수호자 등 눈부신 성공 요인 속에 숨겨진 메르켈의 사이드 리더십을 이야기해보자.

사이드 리더십이란 기존의 톱다운Top-down 리더십에서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으로 관점을 전환시킨 것이다. 구성원과의 관계 설정이 톱다운Top-down이나 보텀업Bottom-up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자유로운 소통은 조직 경쟁력 강화의 원천이 된다.

동독에서 출생한 가난했던 물리학자에서 독일 최연소 총리로 당선되어 뮤티(독일어로 엄마라는 뜻) 총리로 불리기까지 앙겔라 메르켈은 통합과 신뢰의 아이콘으로 사이드 리더십을 실천한 대표적 여성 정치리더이다. 201612월 독일 기독교민주연합전당대회에서 89.5%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며 차기 당대표로 선출되어, 20175번째 총리직에 성공한 메르켈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메르켈은 열띤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기를 즐기고 타협을 중시한다.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고 토론으로 이견을 좁혀 나가면서도 빠른 결정보다는 신중하고, 기다리며 조정하는 스타일로 국민 행복을 위한 정치를 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국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그들과 소통하고 경청함으로써 국민 삶 속에서 함께 하는 정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여성 정치리더이자 칠레 최초 여성대통령인 미첼 바첼렛 행보를 통해서도 사이드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며 남성지배적 국가에 속한다. 이러한 보수 국가에서 미첼 바첼렛은 라틴아메리카 역사 상 최초의 여성국방부 장관에서 칠레 최초 여성대통령이 되었다.

미첼 바첼렛 리더십은 시민 참여와 대화,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 가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칠레사회가 그녀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 속에서 미첼 바첼렛은 칠레사회 혁신을 이끌어 내었다.

남녀동수인 양성평등 내각구성, 여성 국회진출 확대를 위한 여성할당제 추진 등의 정책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정치스타일을 시민들과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는 새로운 스타일로 바꾸었다. 퇴임 시 국민들로부터 84%의 지지율을 받은 그녀는 칠레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과거사 청산을 통해 보수 세력을 약화시키는 등 칠레 사회의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고 평가받는다.

정치 리더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사이드 리더십은 리더의 덕목 중 필수로 꼽히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창의성이 발휘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없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명확한 목표의식으로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의 소통이야말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메르켈이 보여준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 칠레 국민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낸 미첼 바첼렛의 상호소통 리더십은 공자가 말하는 덕치를 바탕으로 한다. 국민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낸 앙겔라 메르켈.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여성을 위한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여 변화를 이끌어낸 미첼 바첼렛. 메르켈과 바첼렛 두 여성 정치리더는 B.C 500년에 공자가 꿈꾼 희망의 덕치를 행함으로써 21세기 독일과 칠레의 북극성이 되었고, 국민들은 별이 되어 그녀를 받들고 따르며 환한 빛을 발하고 있다.

 

김득주 작가
김득주 작가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미생물학과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이벤트 기획자로 9년간 젊음의 열정을 불태웠고, 대구 문화예술 지형도를 열심히 그리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대구문화재단에서 꿈을 잃지 않고 일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MBA 인문고전 독서토론회 리케이온을 통해 인문학 독서의 즐거움을 새삼 즐기고 있다. 20162~20175월까지 KBS대구라디오에서 매주 아침의 광장_문화마당코너를 진행했으며, 20201~3월까지 매일신문 매일춘추칼럼을 기고하였다. 공저로는 인문의 어깨에 올라 경영을 바라보다’, ‘코로나19 대구시민의 기록_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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